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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6.2024

경 Kyung 2024. 6. 6. 23:49

매일 내가 나를 대접하려 했던 요즘
대접이라면 대단한 거 비싼 거 말고
농부 손 거쳐 내 손으로 차린 의식적인 식사라든가 그런 것

요며칠 다시금 날이 너무 흐려서(이제 여러분은 모두 알 거야 유럽은 날 흐린 수준이…. 치명적이라는 것을)
조금 꿀꿀했는데
오늘은 해가 나주었어!
아침 차려먹고 미뤄둔 빨래들 돌리고 건조까지 하고 (집에 건조기가 있는 건 넘넘 좋은 일이더라!)
점심 먹으러 쿠티카에!
나는 가는 곳만 가는 성격이라서 내가 가는 곳 주인장들이 내가 부담스러울까 하는 스트레스가 있어
물론 나도 조절하긴 하지만.. 그 이상은 주인장 몫
내 걱정이 무색하게도 너무나 환대해준 세헤르
보통 주말에 오지 않나며 오늘은 평일에 왔다고 ㅎㅎㅎ
쿄이 세트 시키고.
마침 내가 앉고 싶었던 테라스 자리에 앉아있던 분 카페를 떠나시고
앉아서 튀르키예어 숙제도 하고
세헤르가 옆에 와 앉아서 떠들기도 하고
오늘 한 얘기는 : 세헤르가 연말에 쿠티카 이사를 한다는 것! 그리고 세헤르 집도 이사한다는 것! ㅋㅋ 옮길 자리는 더 넓고 크고 내 집에서도(다시 돌아갈 쿠dam 집에서도) 더 가까운 거리. 사실 손님이 많아져서 지금처럼 kozy한 곳은 못 되겠지만… 그래서 아쉬움은 있지만. 세헤르에게 제일 좋은 것을 나도 함께 좋아하고 기뻐해줘야지.
그리고 내 얘기. 나 무슨 전공인지. 다른 나라를 또 도전하고 싶은지. 한국에 돌아갈 건지 ㅋㅋㅋㅋ (안 돌아간다 했더니 천만 다행이라고 자기 곁의 좋은 사람들은 왜인지 항상 다 돌아갔다고) 유럽에서 사는 건 또 어떤지. 내일 차경 오는 얘기도 하고..
세헤르 어머니도 계시고. 알아듣지는 못하지만 익숙한 튀르키예어도 듣고.
나는 혼자 앉아 초록색 멍 때리기도 하고.
사랑하기로 마음 먹으면 사랑하게 되는 풍경.
물론 그것은 내 나라나 남의 나라나 같다.
요즈음.. 서아시아, 아프리카 지역에 관심이 생겨 많이 알아본다.
거기는 사랑하기로 마음 먹는다고 해서 사랑할 수 있을까?
미지의 세계는 언제나 모험심을 자극하지만
여자가 2등시민인 것을 공공연하게 용납하는 나라, 그것에 대항하면 처형 당하는 나라를 과연 노력한다고 해서 사랑할 수 있을까
그건 아닐 거야
그래서 내 나라와 여기 풍경을 사랑하려고 맘 먹으면 사랑할 수 있는 거겠지
참 묘하다
튀르키예만 해도 당장 소리 지르고 싶을 정도였는데
2집트를 2란을 가면 내가 견딜 수 있겠니
그리고 안전하지 못할 요소를 잔뜩 품고 가는 것은 무모하기도 하다
내 생명을 지키는 것이 먼저지 탐험은 절대 우선되어서 안 된다
어쨌든 푸르른 골목 사랑하다가 다시 내 학교 프리dı리히 슈트라쎄로!

튈켸어 수업도 재미나게 듣고. 하하 난 한국인이어서 그리고 언어감각은 있으니까 튈켸어 아주 잘 읽어 🎶🎶 캭캭 학생 중 유일하게 칭찬도 듣고. 밀다랑 번호도 교환하고 10월에 튈켸 가면 만나기로도 하고! 신나! 신나!
케렘이 수업 끝나고 남자애들한테 오이로파슈필 얘기를 하면서 티쉬테니스(탁구), 푸스발(축구) 하냐고 볼프강에게, 요제프에게, 레오폴드에게 물었다. 나는 ‘남자짓하네..’하고 아무렇지 않게 먹금하고 있었는데 볼프강이 ‘왜 women 한테는 안 물어요? Women한테도 물어봐요!’ 라고 웃으면서 말했다. 모두 웃으면서 ‘그래요!!’ 이랬다. 케렘은 ‘아니~’하면서 그럴듯한 이유를 댔지만 우리 모두는 그것이 변명일 뿐이란 걸 안다.
그리고 집에 돌아온 하루! 이제 방을 치우고 빨래를 마저 하고 공부를 하고 자야지.
해가 늦게까지 떠 있으니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