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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5.2022

경 Kyung 2022. 5. 22. 23:01

1.


아마도 그 애에겐 올해의 마지막 두즈,
마지막 구로
시간도 며칠 안 남았는데 회대에 가고싶다는 건 무슨 소리야
그래도 막상 오니 여기엔 너랑 내가 참 많다
울지 않고 웃으며 하하, 장난스레 찌릿 째리기도 해본다
빼놓지 않고 협박과 구박도 하고..

그러는데도 자기가 시킨 아이스크림크로플 위의 아이스크림을 반 잘라 플레인크로플 시킨 내 접시 위에 얹어준다

“경이 아이스크림 녹아서 빵 적셔진 부분 싫지? 나 줘”
“괜찮아”
괜찮댔는데 좀 있다가 또 묻는다
또 괜찮다는데 또 묻고 또 물어
빡치게 하지 마
라고 말해버리게 한다





담담하고도 다정한 투로 너는 말했지
독일 가기 전까지 다정이랑 지현이랑 또 종종 두즈 와서 좋은 시간 보내면 좋겠다
혜윤이랑도 자주 만나고..

그래 그럴게, 그 아이들이 받아준다면 (마음의 소리)




2.


말차초코칩

내가 19살일 때부터
승렬 군은 21살일 때(지금의 나보다 한참 어리다니!)부터 봐온/큰 맘을 선뜻선뜻 내주던 지영 사장님께 인사를 하러 간다
이런!
내가 제일 좋아하는 말차초코칩이 하나밖에 안 남았다니!
아 이거 백승렬도 좋아하는데.. 아이씨
그래 너 준다
‘난 언제든 와서 먹을 수 있으니까 너한테 양보할게’

밤에 승렬 군을 집 앞에 데려다줄 때까지 마카롱가방을 승렬 군이 들고 다닌다
내 에코백에 들어가는데 굳이 굳이
승렬 군이 태워준 택시를 타고 나도 내 집에 가려는데
창문 밖으로 승렬 군이 마카롱가방을 급하게 흔든다
아차 내 마카롱들!
일 마치고 만났던 터라 너무 힘들어서
‘나중에 줘’ 차가운 문자 답장 하고 택시에서 뻗었다

집에 와서 쉬 졸졸 싸며 잘 도착했다고 고맙다고 연락하는데
전화가 온다
주차장이라네
“왜 집에 안 들어가고 있어? (좀 지치고 킹받아 있음)”
“경이네 집 주차장이야”

부랴부랴 나간다
시간이 얼마 없으니
맛있을 때 먹으라고
바로 택시를 타고 왔단다
보냉팩을 건네어주고는
따뜻한 인사 나누고 안녕 한다

자기 집 코앞에서 내 집까지는 힘들게 왜 와
돌아갈 때는 다시 버스를 타고 간다


지친 몸이지만 마음이 채워진 채로 마카롱들 냉동고에 넣어두려 가방을 여니
웬 연두색 마카롱이
말차초코칩이잖아





말차초코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