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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10.2024

경 Kyung 2024. 10. 22. 05:37

늦은 밤 혼자 잘 준비하며 서 있는데 갑자기 머리 뒤 감각이 없어지고 당장 토가 나올 것 같았다. 눈앞이 안 보이기 시작했고 어지러워졌다. 잠깐 벽을 잡고 있다가 빨리 앉았고 속을 비웠다. 10분여가 지나자 조금씩 괜찮아지기 시작했다. 귀에는 몇 겹의 스스스스슥 소리가 들렸고 머리 뒤쪽 소리와 감각은 여전히 마비된 듯 안 느껴졌다. 거울을 보니 얼굴도 입술도 하얀색이 되어 있었다.
순간 정말 기겁했고 극도의 절망이 나를 두렵게 했다. 이제야 비로소 내 멘탈이 겨울 속에서도 힘을 지키고 있는데 작년에 아팠던 것 그대로의 느낌이 온몸에 되살아났기 때문이다. 그럼 난 내 정신을 지키지 못해 그러니까 제발 아프지만 마. 아프지만 마. 주문을 외웠다. 제발 이번 겨울은 아프지 마. 독일에 이주하면 기상병이 생기는 일이 잦다고 하니 비타민 d와 비타민 b를 사서 먹을 거니까. 제발. 그때까지 좀만 더 버텨줘. 오늘 처음으로 햇빛이 종일 완벽하게 없는 날씨였는데 그래서 즉시 몸이 반응하는 건가. 스트레스 때문인가. 피곤해서 그런 건가. 그런 것들만으로도 그렇게나 아플 수 있다는 걸 이미 난 겪었으니까.. 영양제라도 몸에 매일 때려부어서 나를 로봇 작동시키듯 손가락인형 움직이듯 작동시킬 수 있으면 좋겠다. 제발 날 절망시키지 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