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리드리히샤인과 미테 사이
프렌츠라우어베악 어느 지역
여기가 사람들이 생각하는 그 베를린
지금 동네에 살면서 어느날 직감으로 깨달았다
저쪽 동쪽이 그 베를린이구나
나와 맞는 곳은 동쪽이었구나
오기 전엔 몰랐으니까
나의 서쪽 베를린 이곳은
너무도 안전하고(외국인인 나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을 때도 그러한지 모르겠지만)
먹을 걱정 없는 부르주아 사는
독일에서 자라고 평생 독일에서 살았을 것 같은 그런 사람들로 가득한
재미없는 회색
오늘 동베를린에 와보니
서쪽엔 없는 (분단시절의 동쪽에만 주로 있는)트램이 다니고
이곳이 나와 어우러지는 곳이구나 깨닫는다
그럼에도 언제나처럼 긍정적이게
여기 서쪽에 처음 터를 잡게 된 것도 뜻이 있으리라 생각한다
너무 들뜨지 않게
그저 재미 없게 조금은 외롭고 건조한 차가움 속에서
차분하고 견고하게
이 서쪽 마을처럼 자리를 잡으라는 뜻
그럼 다음 번에는 또 동쪽에서의 생활을 찾아나가볼 수 있으니까
그리고 동쪽에서 막상 살아보니 또 정신 사나울 수 있잖아
그렇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