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노예’ 같은 말을 아무데나 붙이는 걸 꽤 꺼린다. 어쨌거나 한국어에는 그런 단어가 있고, 나는 오늘 그 단어가 응축하는 삶을 아주 조금은 알 것 같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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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 선생님이 부탁한 일을 밤 11시가 되어서야 다 마쳤다. 기진맥진이다. ‘똑부러져도 죄야 ㅎ’라는 재수 없는 멘트를 엄마에게 날리며 째지는 기분으로 이불 속에 들어와 기록을 시작하는데..

지각생 등장
이 메모를 기록하는 사이 또 한 분 등장
ㅎㅎ 아 몰라 자려다가

다시 노트북을 켜고 책상 앞에 앉기로 한다. 교수님. ‘매우 흡족흐러워!’ 라니 처음 보는 말투. 미안하신 듯하다.
칭찬 받았으니 다시 해야지. 날 다루는 방법을 잘 알고 계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