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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01.2022 - 05.02.2022

by 경 Kyung 2023. 2. 5.

나물

찹쌀궁댕이
눈코입이 똥그래지면서 반가워해주시던 모습

..

한국 버스에서 처음 강아지 보던 모습
정말정말 놀라웠고 기뻤다
사람들이 흠칫 흠칫 거리고 자꾸 뒤돌아보고 했지만
누구 하나 뭐라 꿍얼대는 사람도 큰 소리로 뭐라 하는 사람도 없었다
<교육중> 옷을 입은 개라는 점은 어딘가 아쉽지만

개는 죄가 없다. 제대로 교육 안 시키는 인간들이 투성이인 공동체에서 무작정 버스에 개가 타길 바랄 수는 없는 노릇이니

나는 얌전한 개를 좋아한다
고양이는 안 좋아하는 편이다
물끄러미 나를 바라보는 개에게 소리없이 활짝 미소 지어주는 것을 좋아한다

언어 보존 프로젝트 어쩌구의 일환인 애린왕자. 어린왕자의 경상도 사투리 편>을 이렇게 만나다니

빛깔

햇빛 깔

구로구와 뚜즈의 Atmosphäre를 좋아한다
돈이 없어도 온기 나누며 작고 허름한 연립 주택에서 지내며 살아도 된다고
어디서든 흘러가면 된다고 말해주는 것만 같은

사랑하는 하얀 강아지

‘간다’를 ‘돌아온다’라고 느끼게 하는 사람과 시간이 있다

바그1 바그2

Intp 김지현 씨가 전파시켜놓은 즉석사진

혜윤이가 동백이라고 알려줬어
슬프게 아름다웠네

아베체 가서 수업 시작 전 버터바랑 말차파운드를 먹어댔다
ㅆㅁ에 오랜만에 들른 건데 익숙한 얼굴의 사장님이 그대로 있어서 좋았다
해가 진 밤에는 처음 가본 거고..
혼자 시간을 보내고 싶다

한사코 거절했는데 ㄸㅈ 사장님이 ‘맛있는 차 많아요’ 하면서 챙겨주신 것들
하나 하나 포장에 글씨 써주신 마음에
떠날 때에 해맑게 웃어주시던 표정
진심 진심
진심을 가진 사람이 되자

나는 서울이라는 도시에서 -도시 그 자체의 기능으로-좋아하는 점을 단 한 개도 꼽을 수 없는 사람이라는 사실을-서울에 그리 오래 살아놓고-오늘 처음 깨달았다. 오롯한 누군가의 공간 말고. 사람 말고. 추억 말고. 도시가 돌아가는 시스템에서 내가 만족하는 부분은 한 개도 없는 도시였다. 그런 도시를 고향 삼아 있었던 것이다. 2018년에 기록해뒀던 verlieren eine Heimat in meiner Heimat가 어쩌면 바로 이것이었다


요즘의 나는 사람들에게 ‘네, 왔어요‘라고 자주 말해서인지 이곳에서의 삶에 익숙하게 무뎌져 가고 있다. 아주 무료했던 그 삶.
나에게는 나를 도저히 멀리 떠날 수 없게 하는 사람들이 있다. 지난 해 베를린으로 떠난 후 한참의 시간이 흐르는 동안 그리고 이곳에 돌아온 직후까지도 나는 그 사실을 잊고서는 이곳에서 숨이 답답했다. 내가 이곳에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 입국한 후 2주가 넘도록 몸이 적응하지 못한 건 어쩌면 지극히 당연한 수순이었다. 이제 내 몸은 이곳의 시간대에 어느 정도 맞춰졌고 자동적으로 나는 다시 그 어떠한 사람들을 떠날 수가 없어졌다. 하지만 슬프게도 이제는 내 삶의 표준시가 그곳에 설정되어져버렸다는 것을 안다. 받아주지 않을 것을 각오하고 최대한 건조하게 건네는 인사를 가볍게 무시하고 좆같은 눈빛으로 여자를 쳐다보고 여자에게만 반말을 찍찍 해대는 남자들을 칼로 찔러 죽이고 싶다는 말을 하게 되는 곳에서는 살 수 없다는 것을 안다. 이제는. 슬프게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