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렬 군이랑 Sinola에 와 마주보고 앉아 각자 할 일을 한다. 승렬 군은 책을 읽는다.
묘하게 다정하지 않다 생각했던(으레 한국에서 청년 서비스직 노동자에 요구하는 그것을 바란 것은 아니다) 빡빡이 사장 아저씨. 가게 밖 화장실로 나가려는 나와 가게 안으로 들어오려는 사장 아저씨의 동선이 겹친다.
내가 잠깐 비켜서 있는 동안 사장 아저씨가 들어온다. 그리고 내가 손을 안 쓰고 나갈 수 있게 문을 잡아준다.
감사합니다. 내 한 마디에 빡빡이 아저씨가 몹시도 다정한 마음이 물씬 느껴지는 ‘네’를 건넨다.
기분이 아주아주 좋아진다. 쉬를 졸졸 싸면서도 사랑 넘치는 맘으로 이곳에서 보냈던 그간의 시간을 되돌아본다. 가끔 보았던 다른 직원 아저씨도 항상 퉁명스럽다 느꼈지만 지금 생각해보니 항상 은근히 친절했던 것 같아. 아. 나 진짜 단순해.
어릴 적 내가 몹시도 사랑하던 이 동네.. 여전히 그때의 뜨거운 사랑은 되찾지 못했고, 앞으로도 그럴 것 같지만.
결국에는 내가 가장 널부러진 맘으로도 아무 긴장 없이 머물고 있던 이곳
내 고향이나 마찬가지인 이 동네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이 아주 많이 지났던 곳
- 어제 Sinola에서의 일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