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번 겨울 힘이 들 거니
작년 이맘때보다는 날이 포근한 것 같은데
언제 그랬냐는 듯 칼바람 휘몰아칠 거니
그럼 모든 감각은 또 작년에 속수무책으로 마비당할테지
동베를린은 참 못생겼어
그런 점을 은근히 좋아하기도 해보았어
이 흐린 곳을 찾아 몇 천 km를 날아 오는 것과 일맥상통하겠지
내 발로 찾아온 지독한 잿빛
이 길에 든 것을 후회해본 적은 없어
알록달록한 팔레트 내 나라라고 부를 곳 그리울 뿐이지
그 그리움이 눈물나게 할 만큼 깊긴 해도
잿빛은 내가 아끼는
내게는 아름다운 색깔
승복해서는
사랑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