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쩐지 밤 내내 목이 많이 칼칼했어.
자고 일어났더니 확실히 몸이 안 좋다고 생각.
숙취랑 겹쳐서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하고 학교 어떻게든 감.
그대신 좋아하는 로투스치즈케이크 한 조각 먹고 수업에.

이 뒤로는..
제대로 된 기억이 없다.
약도 무슨 정신으로 샀는지 모르겠어.
먹을 걸 뭐라도 사왔어야 하는데 그럴 수조차 없을 만큼 아파서 집 와서 약 먹자마자 누웠다.
한 한 시간 반 잤을까 아파서 깨고..
8시부터 새벽 2시까지 한숨도 못 자고 아프기만 했다. 이쪽으로 저쪽으로 구르면서 신음. 오지는 오한에 이불을 덮었다 차내삘었다, 옷을 벗었다 입었다.. 물 한 모금 마시러 부엌에 가려는데 6시간 동안 아무리 단계적으로 일어나려 시도해도 그걸 못했다..
정말 아아아아앙악몽 같은 시간. 독감? 감기몸살?로 그렇게 아플 수 있다는 게 신기할 정도로.
그래도 2시 이후에는 잠이 들었어.

다음날 아침. 원래 아침엔 부어 있어야 정상인데 물론 눈 같은 데는 부었지만 너무 앓아서 홀쭉??? 뭐랄까.. 그래졌다.
다행히 대타가 구해져 알바를 쉬었다.

약을 먹어야 하는데 도저히 나갈 수가 없어서 .. 배달을 시켰다. 반은 미리 통에 담아두고. (자취생으로써 배달음식 먹을 때 미리 침 안 닿은 음식 깨끗한 통에 덜어놓으면 그것 정말 기쁘다!!! 돈도 아끼고 한 끼 뭐 먹지 걱정도 준다)
사실 식욕도 하니도 없는데 이러단 큰 일 날 것 같아서 일부러 면역력 오르는 향신료밥을 시킨 건데…. 향신료 소스가 다 쳐넘어져 흘러서 왔다. 요거트소스도. 그래서 봉다리에 흥건하게;; 진짜 화가 났지만 맘을 다스렸다. 그래도 먹으니 힘이 났다.
이날은 내가 약을 너무 먹어대서인가 잠을 못 잤다.
몸은 오지게 아픈데 못 자니까 힘들었지만 그래도 전날의 지옥은 없었다 다행히.


토요일도 일 안 가고 (감사해요사장님) 꼬박 쉬고.
에스마 한국 올 일정을 맞춰주었으며. 계획도 짜고.
혜윤이 얼굴도 보고.

그리고 오늘
여전히 아프지만 그래도 후라이팬에 계란 구워먹고 제대로 걸어다닐 수 있는 정도까지 회복됐다.
이젠 기침이 젤 힘든.


아까 그냥 정리해둔 건데 이렇게..

Ostasiatisch 는 동아시아의
라는 뜻이다.
하트를 쳐보았다.
나는 정말로 정말로. 백인 입에서 나오는 Ostasiatisch라는 단어를 좋아한다.
그 이유는.
오지게 넓은. 유럽 땅보다 5배는 넓은 아시아 땅.
자꾸 니들이 뭔데 그냥 아시아인이라고 하냐 이거야 씨발. ’아시아인‘이라는 게 가당키나 하냐고. 나랑 인도인이랑. 나랑 이란인이랑 무슨 공통점이 있냐고
그래서 나는 누가 비하 의미 없이 asiatisch (아시아의.아시아적인) 이라는 단어를 써도 솔직히 속으로는 발작버튼이 눌린다. 씨발 지들은 유럽이 어쩌구만 해도 스페인이랑 지들이랑 다르며 어쩌며 이 개지랄을 떨면서.
그래서 세미나에서 교수가 그냥 asiatisch라는 단어 쓰면 뭐라고 할지도 항상 생각하고 다닌다.
물론 그들이 asiatisch 이런 표현 쓸 때는 뭐.. 한중일 생김새의 동아시아, 태국베트남 등 생김새의 동남아시아, 몽골 정도의 중앙아시아까지 정도’만‘ 일컬어서 쓴다는 건 나도 아는데.
씨발 그렇다 쳐도 아니라구요.
분개를 해버렸지만 아주 나를 기쁘게 하는 대목이었다.

그리고 앓는 동안..
완전히 까먹고 있었던 화상 입은 손목.
피부껍데기가 완전 변해서 까슬까슬하고. 약간 갈색빛이기까지 해서 혹시 치유가 되더라도 눈에 띄게 흉이 남으면 어떡하지 많이 걱정했었는데. (하필 손목부위라 ㅈ해 등으로도 읽힐 수 있으니까.) 내가 그렇게 아파서 잊고 있는 동안 80프로는 원래 피부를 되찾았다. 색깔도 촉감도.
치유라는 건 정말 신기한 거란 생각을 했다.
그리고 멈춘 것 같던 시간 동안 내 온 몸은 열심히 회복하고 있었구나 싶어 고마웠다.